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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2023년 16주차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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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6주차 

탑다운 vs 바텀업 둘 다 겪어보고 느낀 점 

 

❗️아직 사회생활 경력이 만 3년이 안 되는 사람의 개인적 의견입니다. 반박 시 님 말이 맞음 ❗️

 아직 한국의 많은 회사에서 중요한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업무들은 탑다운 방식으로 결정된다. 위에서 내린 결정이 실무진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보통은 반대다. 이걸 왜 내가 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직장인은 아무도 없을걸.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면 시키니까 해야지, 돈 주니까 해야지 마인드로 '버텨낸다'. 그렇게 버티다가 참을 체력이 안되면 회사를 바꾸거나, 직업을 바꾼다. (나는 후자였다.)

 요새 전 회사의 기사가 많이 보인다. 매출이 좋은 것도, 엄청난 신기술을 개발해 낸 것도 아니고 사내 규정으로 인해 사측과 근로자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고...; 내가 나오기 전 회사가 굴러왔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놀랍지 않았다. 솔직히 2023년에 그렇게까지 할 거라고 생각은 못했지만 시대 흐름을 전혀 못 읽는다는 데에서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냥 윗선에서 하라면 하고, 말라면 말고, 왜 그래야 하냐고 의문을 가지면 나만 손해인 곳이었고, 회사가 직원들을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게 티가 나는 분위기였다. 주변에 진짜 대기업(제가 가짜 대기업에 다녔다는 소리는 아닙니다.)에 다니는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나서 얻은 것은, 솔직히 큰 데는 다 비슷하다는 결론이었다.

 새로 일하게 된 회사의 업무 방식은 바텀업이라기보다는 수평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질문의 대상이 팀장급이든 본부장급이든 왜 그런 걸 묻냐 or 쓸데없는 말은 왜 하냐는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 게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팀 리더가 업무에 대해서 이런저런 의견을 줄 때마다 말 끝에 버릇처럼 붙이시는 말은, '내가 틀릴 수도 있으니 다른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이다. 보통 맞는 말을 하시기 때문에 그 말 뒤에 이어지는 대화가 자주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려는 그 태도가 나에게는 낯선 것이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본인이 다른 팀에 물어보는 것도, 다른 팀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이 없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본인의 의도나 생각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지 않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동시에 질문하고 답변하는 것을 공격 비슷한 것으로 여기던 사람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런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도 단점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나 스스로 이 일을 왜 하는지 납득이 되어야 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에는 지금이 더 낫다. 어쨌든 세상에는 돈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게 있기 마련이다.

혼자를 다루는 능력

 

 외향적인 성격이지만 혼자 밥을 먹거나 카페 가기, 급기야 음주도 딱히 거리낌이 없는 편이다. 집 앞에 혼자 술 마시기 좋은 바를 발견해서 옆자리 팀원한테 금요일 퇴근하고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더니, 혼술을 할 수 있냐면서 놀라워했다. 학교 다닐 때 시간표가 너무 엉망이라 혼자 밥도 자주 먹고, 요새도 주말에는 해야 하는 공부나 일들을 들고 카페도 자주 가서 혼자 술 마시는 게 그렇게 놀라울 일인가 싶었다. 물론 예전에는 혼자 밥 먹고 하는 게 아싸의 이미지라 많이들 꺼렸던 거 같은데, 코로나가 그 이미지를 많이 벗겨낸 것 같다. 

  '집에 어른 계시니?'에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성인들 밈은 나이와 상관없이 스스로를 미성숙한 존재라 여기는 데에서 오지 않았을까? 나에게는 혼자인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 어른스러워 보인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려면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써봐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데에는 교환학생을 다녀왔던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은데, 그 시간을 기점으로 나를 더 나은 나로 만드는 것은 나뿐이라는 걸 어느샌가 느끼게 되었다. 꼭 교환학생 경험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롭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작하는 모든 것들은 나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혼자를 다루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해서가 아닌가 싶다. 근데 생각해 보면, 내가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옆 테이블에서 혼자 왔는지 둘이 왔는지보다는 지금 먹고 있는 밥이 맛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보다 세상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연예인이 아닌 이상 나에게 관심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다. 이 얘기를 하려고 잡은 키워드는 아니었지만 마무리할 말이 애매하니까 이번주 회고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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