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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2023년 15주차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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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5주차 

사람과 일의 분리

 

 일은 일이고 사람은 사람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성경에 나오던가? 어쨌든 나는 종교가 없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한에서 일과 사람을 분리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슈가 생겼을 때 순서를 짚어가며 도대체 누가 이런 사태가 되도록 만들었는지 찾아내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에 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그 사이에 괜히 누구 때문에 라느니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는 부산물들을 머리에 끼워넣기 시작하면 스트레스의 원인 그 이상 그 이하도 되지 않는다. 설령 어느 한 사람 혹은 한 팀 때문에 생긴 문제임이 명확하더라도, 같은 회사 혹은 프로젝트에 속해있다면 나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들을 대할 때, 이런 노력의 바탕에는 나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도 (혹은 내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일은 일이고 나는 나다. 여러 사람이 협업하면서 낮은 확률로 갈등 없이 잘 굴러가서 마무리가 되면, 나는 그것이 누군가의 훌륭한 인내심 혹은 드러내지 못한 불만의 결과라고 생각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커뮤니케이션 미스, 그로 인한 일정 지연, 갈등에 이어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솔직히 다른 사람들을 탓해봤자 나한테 도움이 되는 건 없으므로 끝내 자아비판으로 다다르게 되는데, 이게 정신 건강에 무척 해롭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일과 나의 분리가 필수적이다. 예전에는 이게 잘 안 돼서 힘들었는데, 요새는 자율성이 생겨서인지 아니면 인내의 역치를 낮췄기 때문인지 많이 나아진 게 스스로 느껴진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지금 실패했다고 내 인생이 실패한 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영상에서는 개그맨 박나래는 무대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까이더라도 술 마시는 박나래, 여자 박나래가 있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나, 사람들과 협업하다 무언가 어그러진 결과를 얻은 나, 주말에 아무 생각 없이 누워서 쉬는 나는 모두 다르다. 덕분에 평일의 잔상이 주말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빈도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무엇부터 공부해야 하나요? .. 주니어는? 

 

 요새 주변에서 인공지능 관련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질의응답을 꽤 많이 받고 있다.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가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였다. 50명이면 50명 200명이면 200명 모두 가지고 있을 고민일 것 같다. 내가 모르는 건 너무 많지만 배울 것 너무 많아서, 우선순위가 도저히 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질문을 주시는 분들께 항상 '질문자께서 목표를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짚어보라고 답변드린다. 특정 회사가 목표라면 해당 회사가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지 정보를 얻어보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무가 목표라면 어떤 기술 스택이 필요한지 찾아 인강을 듣든 스터디에 참여하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가면 된다. 어찌 됐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명확히 해두는 것.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적기 때문인데, 좀 뻔한 말이지만 자기 관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무튼 이런 연락들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1년뒤, 5년 뒤, 10년 뒤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도 고민하게 된다. 취업을 했음에도 블로그에 채용 공고 카테고리를 삭제하지 않았고, 최근 Media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었다. 직무가 너무 세분화되다 보니 어느 하나에 전문성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업계에 대해 두루두루 파악해 놓는 것도 중요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고집있게 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세상에 맞추는 것도 필요하니까, 이 분야가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지,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끊임없이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주의 삽질을 통해 느낀 것은 앞으로 오래 일하면서 누가 뭐라해도 CS.. 특히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관심 있게 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아직 GPU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모델을 활용하면서 코드만 잘 짠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물론 회사 내에 그런 것을 따로 전담하시는 분이 계시게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것은 혼자 해결할 줄 알아야 민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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