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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모두의연구소 모두콘2023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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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나만 이렇게 퇴근하고 노나.. 자기 계발은 무엇인가.. 나는 이 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낮은) 가치를 가지고 있나 스스로를 좀 깎아먹고(?) 있다가,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열심히 사나 구경해 보자는 마음으로 모두콘 2023에 다녀왔습니다. 막상 모두콘 링크를 던져주신 분은 당일에 다른 일정이 있어 혼자 조용히 다녀와야지 했는데, 이어드림 2기 동기들을 세 명이나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예상외로 강연들이 너무 좋아서 만족스러웠던 모두콘2023 후기 시작합니다📌


 모두콘 2023은 이화여대 ECC 에서 꽤 규모 있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지하 4층에서 키노트, 포스터 세션으로 오픈된 모두콘2023은 [모두랜드]라는 놀이공원 컨셉으로 꾸며져서 컨퍼런스라기보다는 축제같은 분위기여서 좋았습니다. LLM, Genevative AI처럼 핫한 주제와 관련된 세미나뿐만 아니라 모두연에서 진행되는 연구에 관련된 발표, 기업 부스, 여성 스타트업 대표분들의 경험 공유까지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운 구성이었어요. 세미나가 다양했던 만큼 독특한 구조의 ECC홀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는데, 구경하면서 얼마나 좋은 학교인지도 엿볼 수 있었구요! (관계자 아님)

  유독 참가하신 분들이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정말 많이 남아있었던 모두콘의 비결은.. 다양한 세션 뿐만 아니라 상품이 꽤 욕심나는 경품 추첨 시간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후원사들의 모두연을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던 상품들.. 

 제가 가장 먼저 들었던 세션은 그란데클립이라는 스타트업의 CTO 로 일하고 계신 조연 님의 ㅇㅇㅇ, 리더처럼 일하기입니다. ㅇㅇㅇ에는 누구나 리더처럼 일할 수 있다는 의미로 비워두셨다고 해요.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본인이 리더처럼 일했던 순간은, "하고 있는 일을 되게 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문을 열고 나갔던 순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문이 열고 나가도 되는지 아니면 닫아두는 게 어쩐지 내 인생이 도움이 될 것 같은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조연 님이 말씀하신, 판단하는 방법 세 가지는 1. 직무/자격/주어진 역할에 갇혀있지 말기, 2. 내 일이 되는 모습, 그림 전체를 그려보기, 3.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가끔은 나가보기 (선을 넘어보기?) 였는데요. 예전 회사를 다닐 때는 이 일은 내가 할 일이고 저 일은 네가 할 일이다라는 선을 긋기 바빴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것저것 해보고 나의 가능성을 발견해야 되는 시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생각이 바뀌게 된 이유는 업종의 차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성장에 대해 얼마나 갈망하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가치관에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절차가 복잡한 회사 보다는 비교적 도전과 성장을 장려하는 분위기에서 생기는 차이도 있을 겁니다. 

 인트로에서 짧게 소개해주셨던 글도 좋았습니다. 해커이자 화가, 작가이기도한 폴 그레이엄의 "해커와 화가"라는 글인데요. computer science라는 단어가 프로그래머들에게 즐거운 소프트웨어 설계 대신 연구 논문을 쓰게 하기 때문에 이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갑자기 이학사를 딴 저도 science라는 단어에 편견을 가지게 되고.. (아닙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서 연구를 해야 된다는 말을 들으면서 맞는 말 같지만 왜 이리 찝찝하지? 했던 부분이 해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직무는 내가 하는 일을 가장 짧게 설명하는 단어일 뿐, 그것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의 경계를 좁히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은 누구나 정상에 깃발을 꽂을 수 있다 라는 주제로 NationA라는 스타트업의 유수연 대표님께서 본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내어주셨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 집이 어려운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뜻 먼저 얘기하시기 어려울 것 같은데, 본인의 삶에 어떤 역경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얘기하시는 모습에서 내면이 단단하신 분이고 남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든 상관없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미나에서 "뛰어난 사람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내 자리에서 나의 best version을 만들자"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문장의 '뛰어난 사람'이 본인이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고.. 삼성SDS에 재직하시면서 코딩이 어려워서 사업개발 쪽으로 커리어 피보팅을 하신 것도 너무 멋있었어요. 저는 다른 분야에서 개발 쪽으로 커리어를 바꾸었으니 대표님과는 반대 방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표님이 코딩을 잘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나는 이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을까? 하는 자기반성도 잠깐 했습니다. 

 유수연 대표님의 강연이 끝나고 더 좋았던 건 운영진 측에서 준비하신 네트워킹 시간이었습니다. 앞의 시간에 비해 Q&A 시간이 조금 짧은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가까이에서 대표님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역시 이런 발표를 들을 땐 앞자리에 앉아야 유리합니다. 

 사실 스우파 세션에서는 첫 번째 세션만 들으려고 했는데, 제가 조연 님께 드렸던 질문을 듣고 옆에 계셨던 n년차 개발자 분께서 먼저 말을 걸어 주셨거든요. 대화가 길어지다 보니 이동 시간을 놓쳐서 자연스럽게 다음 세션에도 앉아있게 됐는데 오히려 더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었어요. 저에게 말을 걸어주신 개발자 선배님과 좋은 발표 해주신 유수연 대표님께.. 보실 확률이 희박하지만 슬쩍 감사의 인사를 남겨봅니다. 🙇🏻

지하2층 강의실로 자리를 옮겨서, 다음 들었던 세션은 AI model로 보상함수 만들기입니다. 

 Reward is enough (paper) 논문의 핵심인 "지능체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보상만 충분하다면 모든 지능적인 행동은 유도가 가능하다"라는 문장을 전제로 강화학습에 이정우 님께서 어떻게 AI model을 활용했는지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컨퍼런스의 기술 세션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인데, 내용을 이해하기에 제 지식이 얕은 것도 있지만 과정을 생략한 채 단순히 사건의 나열로 발표를 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에요. 성능이 좋은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어떤 시행착오와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 혹은 그 결과물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더더욱 '내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라는 생각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모든 것을 공유해 달라고 떼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반면에 이정우 님의 발표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본인이 어떤 시도를 했고 어떤 실패를 했으며, 찾아본 해결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 가감없이 공유를 해주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를 하시는 과정에서 고도화된 CLIP 모델이 나온 것은 안타깝지만 과정 자체가 발표자 분께 좋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주었을 것이고, 그것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산이 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최근에 multimodal task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지라 더더욱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던 발표였습니다. 


 이 뒤에 관심있었던 세션은 자리가 꽉 차서 강의실에 앉기를 실패하고.. 앞 세션들을 너무 집중해서 듣느라 체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후기를 적기 민망해서 후기를 급하게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그만큼 사람도 많고 인기도 많고 즐거웠던 이벤트였습니다. 이만큼 커다란 규모의 이벤트를 준비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의 노력과 열정이 들어갔을지 상상도 되지 않아요..!

 약간 낡고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마침 사려고 했던 아이패드를 타보리라 이벤트 세션까지 남아있었지만 마지막까지 102번은 불리지 않았습니다..🥹 이벤트 세션에서 가짜연구소 콘퍼런스에서 만났던 분을 다시 뵙고 인사드릴 수 있었던 게 저에겐 사실상 업계 포상이 아닐까요?! ㅎㅎ 이상 2023 모두의연구소 모두콘 참석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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