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커리어 스킬 / 존 손메즈
안녕하세요! 리서치 엔지니어 럼지입니다. 꽤나 오랜만에 책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커리어 스킬, 부제는 완벽한 개발자 인생 로드맵. 인덱스까지 무려 768쪽에 달하는 책이라 읽는데 오래 걸려서 리뷰도 조금 오래 걸렸다는 핑계를 대봅니다. 쓸 내용이 많으니 바로 리뷰 시작합니다!
외출했다가 시간이 애매하게 뜨면 보통 근처 서점에 가서 기술 서적들을 구경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문득 눈에 띈 게 이 책이었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강연을 다니는 등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경력 개발에 대해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부터 "이공계"를 위한 취업 준비 방법은 누구 하나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커리어 입문하기, (이직 준비를 포함한) 취업 준비하기, 일하기, 경력 발전시키기까지 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리서치 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는 약간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이미 회사를 다니고 있다 보니 뒤쪽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었다.
1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입문하기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전향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챕터. 읽으면서 가장 자주 들었던 생각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게 없구나"였다. 취업 시장에서는 오히려 미국이 좀 더 냉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요새 IT 업계의 소식을 듣다 보면 피부로 체감이 된다)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향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흔한 것이 독학 혹은 부트캠프 참석일 테고, 각 방법들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책이라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2부. 일자리 구하기
꼭 회사를 처음 다니는 사람들만을 위한 챕터는 아니었다. 이직과 면접, 다른 직무에서 개발자로 옮기는 것까지 꽤나 다양한 케이스를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을 보고 진짜 개발자가 쓸법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연봉이 다는 아니다"라는 말에 공감이 갔는데.. 물론 한 달에 꽂히는 월급은 중요하지만 커리어를 길게 봤을 때 이직 여부에 연봉은 나에게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커리어를 길게 볼 필요 없이 1년 동안 제공되는 복지만 비교해 봐도 개개인마다 뭐가 더 좋은지는 다르니까. 현실적으로 자주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하다못해 사내에서 야근이 자주 있는 분위기인지 아닌지만 봐도 시급을 계산할 수는 있으니까.
3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알아야 할 것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전통적인 개발자"는 아니어서 내가 하고 있는 일과 100% 설명이 맞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챕터를 꼼꼼히 읽은 이유는 개발자들이 일을 할 때 어떤 관점에서 다가가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프론트엔드나 백엔드 개발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한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챕터.
4부. 개발자로 일하기
책에서 전반적으로 글쓴이가 일했던 회사와 업무 경험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이 소개되는데, 하드 스킬보다는 동료, 유관 부서, 상사를 대하는 방법과 자기 평가하기 혹은 승진에 관련된 소프트 스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드 스킬은 3부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했고, 사실 1000명의 개발자가 있다면 1000개의 다른 일을 하는 게 사실이라 저자가 기술적인 내용은 피하지 않았나 싶다.
인터넷에 떠도는 개발자 밈은 주로 개발자의 성격적 혹은 사고의 특이성(?)을 소재로 한 것이 많은데, 다른 업계에 비해 업무의 투명성이 개인에게 달려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투명성은 그냥 내가 붙인 말인데,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이게 왜 이렇게 됐지? 싶으면 다른 사람이 메일이나 다른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툴을 통해 파악을 할 수 있는 반면, 코드가 왜 이렇게 돌아가지?를 보려면 코드를 보자마자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코드 계의 신이 아닌 이상 꽤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박 시 님말맞) 이 얘기는 뭐냐면 내가 개발한 코드가 연관된 부서, 구현한 기능, 그 기능으로 얻은 성과 및 보고를 설명하는 일이 모두 내 역할이라는 뜻이다.
"문서로 남겨두면 되잖아요"라고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맞는 말이지만 빼먹은 중요한 한 가지 디테일은 "잘 쓴 문서"로 남겨둬야 한다는 사실. 이 일을 왜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고 일의 맥락을 모르는 다른 사람이 확인했을 때도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문서가 있어야 이 책에서 조언해 주는 내용들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은 글 잘 쓰는 사람이 되자...!
이 외에도 이것저것 처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챕터였으니 책을 다 읽을 시간이 없다면 4,5부만 읽는 것도 추천한다.
5부. 경력 발전시키기
나왔다 내가 가장 관심 있었던 챕터🌟 다들 하는 고민이겠지만 올해 들어 특히 내 커리어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 터라 책으로부터 정답은 찾지 못하더라도, 길잡이를 만난 기분이었다. 평판 유지하기, 프리랜서로 전향하기, 이직이나 블로깅 등등.. 내가 이미 하고 있거나 염두에 둔 것 외에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훑어봤고 그 나름의 장단점을 알 수 있었다.
요새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셀프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좋았다. 인스타그램이나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들 언급되는 키워드였다. 회사 내의 포지션 혹은 직무 말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드러내는 게 내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방법을 실천하면 좋을지 꽤나 구체적으로 언급해 줬다.
그리고 부록
본문이 미국에서 일한 진짜 개발자의 이야기들이라면, 부록에는 한국에서 전공 혹은 비전공, 주니어 혹은 시니어로 일해본 분들의 짧은 일화들이 담겨 있었다. 내가 다양한 이벤트를 찾아다니는 이유에는 "나와 다른 환경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은 어떻게 일하는지"를 구경하기 위해서가 컸는데, 책에서 이런 에피소드들을 들을 수 있어서 반가웠다.
책의 압도적인 두께 때문에 읽기를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지만, 커리어와 관련해 시작에 대해 망설이고 있거나 갓 입문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주니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는 책이었다! 종이책으로 남겨보고 들춰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면 좋을 책.